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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부산서 ‘대선 전초전’

입력 | 2016-08-31 03:00:00

문재인, 낙동강 녹조 점검 ‘민생행보’ “4대강 보 철거까지 검토해봐야”
안철수, 국민의당 중심 정권교체 역설… 문재인의 野통합론에 “옛날 생각” 비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0일 나란히 고향인 영남 지역에서 PK(부산경남) 민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PK가 벌써부터 대선 경쟁의 핵심 추로 대두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부산경남 지역 더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낙동강 녹조 현상과 식수원 수질 악화 현장 조사를, 안 전 대표는 당 전국 여성위원회 부산 워크숍 등에서 강연을 통해 PK 민심 끌어안기에 열중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2, 3년 전에는 (낙동강을 두고) ‘녹조라테’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지금은 더 심해져서 이제는 거의 잔디구장 수준”이라며 “낙동강에 만들어진 4대 강 보의 수문을 상시적으로 개방해서 물길이 제대로 흐르게 하고, 장차 철거까지도 강구해 봐야 하는지 연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PK 민심을 자극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문 전 대표는 최근 PK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0일 울산을, 21, 22일 창원과 부산을 찾은 문 전 대표는 부산 지역 언론사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에서는 결국 PK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7일 더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투표를 마치고 곧장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던 안 전 대표는 30일 부산에서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 교체’ ‘중도 역할론’을 역설했다.

문 전 대표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야권 통합’을 언급한 것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미 국민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며 “야권이 분열되면 안 된다는 옛날 생각만 갖고 분석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또 3자 대결 구도로도 이길 수 있다는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3자 필승론’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3자 대결에서 자신 있다고 하는 것은 건방진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앞서 전국 여성위원회 부산 워크숍 강연에서 “다음 대선은 양극단 대 합리적 개혁 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양극단은 과거이고 합리적 개혁 세력은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은 정권 교체를 넘어서 정치 교체, 세대 교체, 체제 교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결국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5년 후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대선 도전 의지를 다진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프런티어 희망모임 창립대회 강연과 영남지역 기자간담회, 모교인 부산고 동기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