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본 NHK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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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만두지 않아요. 당신을 좋아하니까.”
지난 17일 일본 NHK의 태풍 7호 중계방송 화면에는 이같이 적힌 스케치북을 든 채 하얀 우비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성의 모습이 잡혔다. 최근 일본의 태풍 중계방송에 불쑥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이른바 ‘태풍남’이었다.
그는 당시 중계방송을 진행했던 도쿄 신주쿠역 남쪽 출구 앞에 스케치북을 들고 서 있었다. 처음에 남자의 모습은 잘려서 스케치북만 보였지만 곧 그도 중앙에 잡힌다. 남자는 계속해서 화면 안에 들어오려 하고, 촬영 스탭은 카메라를 돌려 그를 피해 영상을 찍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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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네티즌들은 해당 화면을 캡처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화면 안에 들어오려는 남자의 모습과 카메라를 돌리려는 카메라맨의 움직임이 웃기다” “저 이상한 녀석 때문에 뉴스 내용에 집중이 안 된다” “전에도 화제가 되더니 또 이 사람인가…이번엔 방송사고 치고는 좀 심하네”등의 글을 남겼다.
‘태풍남’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는 최근 일본의 인터넷매체 J타운넷과 인터뷰에서 태풍과 자신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이름과 자세한 신상은 밝히지 않은 채 “예전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도쿄로 와 고백했는데, 좀 애매한 느낌으로 끝났다. 고백했던 날에 태풍 18호가 와 있었다. ‘태풍’은 그 때 내가 갖고 있던 ‘마음’과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 뒤에도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노래하다가 지금의 아내와 만나게 됐고, 그 사람 덕분에 아내와 결혼하게 됐다고 생각해서 감사하고 있다. 그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태풍 중계에 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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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판하는 사람들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람도 있더라. 기쁘고 복잡한 기분”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