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박원순 서울시장]
23일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은 ‘잘한 시정 세 가지를 꼽아 달라’는 주문에 “큰 SOC 하나 짓는 방식이 아니라 상식과 원칙이 살아났다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정을 맡은 지 6년째 접어든 박 시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자신감과 여유를 보이며 지난 성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각을 세운 청년지원활동(일명 청년수당)을 이야기할 때는 굳은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시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사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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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상황을 되돌아보면 지금도 당시 대응이 옳았다고 생각하는가. 구의역 사건 이후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렇다. 메르스뿐만이 아니다. 현장에서 더 빨리 파악하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중앙정부가 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유능한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구의역 사건은…. 꼼꼼하게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를 잘 챙기지 못했다. 뼈아픈 부분이다.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과정 속에 있다. 산하기관들에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이 1000원만 받아도 ‘아웃’시킨다는 ‘박원순법’ 시행 2년이 지났는데….
“부패나 비리 사건이 30% 이상 줄어들었다. 일벌백계하는 엄격한 정책이 있으면 서로 조심하지 않겠나. 2년 동안 6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번 달부터 서울시 출연 산하기관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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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보장정책이 20여 개 있는데 정부가 청년수당만 딱 들고 나와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금을 주는 것이 도덕적 해이라고 확신하는데, (이후에 나온) 고용노동부의 면접비 지원 역시 근본은 다르지 않다. 소송으로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청와대 전국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계속 협의하자고 이야기했다. 그게 잘 안 됐고, 그래서 법정으로 가게 된 것이다. 언제라도, 지금이라도 부르면 달려 나가 상의할 수 있다. 경남도도 돈을 좀 아껴 청년들을 위해 쓰는 것이 어떤가. 다른 지역의 정책에도 좋은 점이 있으면 다른 재정을 줄여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지방정부가 하는 것들을 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잘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더 하면 좋지 않으냐.”
―인터넷 방송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을 많이 하는데, 여기에 너무 집중하는 것 아닌가.
“SNS를 통한 소통이 나쁘지 않다.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나한테 직접 전해주지 않는다. 시민들이 SNS에 계속 올리면 ‘이런 게 문제구나’라고 나도 생각할 수 있고. SNS를 하다 보면 실수도 가끔 있지만 소통은 불통보다는 훨씬 낫다.”
―휴가 기간에 전남 강진에 있는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만났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같이 해보자’는 취지의 말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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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
1956년 경남 창녕에서 출생해 경기고와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구지검 검사로 일했다. 1983년 임용 1년 만에 옷을 벗고 변호사로 변신해 부천 성고문 사건, 미국문화원 사건 등 시국 사건을 맡았다. 1986년 역사문제연구소, 1994년 참여연대, 2001년 아름다운재단, 2002년 아름다운가게, 2006년 희망제작소 등을 만들며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정치에 뛰어들어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 인터뷰는 29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경제 골든타임’에서도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