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50m권총 첫 3연패 진종오와 kt
진종오가 지난달 11일 서울 광화문 이스트사옥에서 개최된 kt 소속 올림픽 출전 선수 사인회에서 팬과 사진을 찍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열린 격려 오찬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진종오와 악수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황 회장은 진종오가 금메달을 따자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kt 제공
kt는 진종오를 포함한 소속 선수들에게 ‘맞춤형 실탄’을 지원했다. 선수들이 이탈리아나 독일 등 해외 실탄 제조업체를 방문해 쏴보게 한 뒤 원하는 실탄을 구매해준 것이다. 신기혁 kt 사격선수단 팀장은 “같은 업체의 실탄이라도 제조 순서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처음 제작된 실탄과 나중에 만들어진 실탄이 다르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느 선수가 일련번호 1000번 안팎의 실탄을 사용할 때 탄착군이 안정됐다고 하면 이 번호를 중심으로 한 실탄들을 구매해 지급했다”고 말했다. 사격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도 선수 개인이 갖고 온 실탄을 사용한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을 위한 kt의 지원은 이처럼 세심하면서도 전폭적이었다. 의류와 장비, 최신 시설을 갖춘 합숙소와 훈련장 등 ‘하드웨어’에만 한정되지도 않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프레올림픽 출전을 위해 런던을 다녀온 진종오가 “이코노미석을 탔더니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하자 kt는 그 다음 대회인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부터 이코노미석 가격의 3배가량인 비즈니스석을 지원했다. 사격이 대표적인 ‘멘털 스포츠’인 만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기본이었다.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인 사격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빠짐없이 금메달을 안겨주며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 된 데는 이 같은 kt의 ‘지원 사격’이 큰 힘이 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 최초로 ‘금빛 총성’을 울린 이은철(49)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 소속이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