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사의뢰 파문]이철성 후보자 23년전 음주운전사고 당시 경찰신분 숨겨 징계 안받아… 野 “우병우의 인사검증 실패한 것”
1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철성 후보자가 안행위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 후보자는 이날 여야 의원들이 음주 교통사고 당시 수사기록과 징계기록 제출을 요구하자 “음주운전 조사를 받는데 너무 정신이 없고 부끄러워 (경찰) 신분을 밝히지 못했다. 그로 인해 징계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감이었던 1993년 11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9%로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 중앙선 침범으로 사고를 일으켜 벌금 100만 원의 처분을 받았지만 징계를 받지는 않았다.
이 후보자가 뒤늦게 경찰 신분을 숨긴 사실을 밝히자 야당 의원들은 “충격적인 결격 사유”라며 한때 청문회 거부를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야당의 자진 사퇴 요구에 “34년 경찰 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지혜를 조직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하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광고 로드중
의경으로 복무 중인 우 수석 아들(24)의 ‘보직 특혜’ 의혹도 쟁점이 됐다. 야당은 치안비서관으로 우 수석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이 후보자가 경찰에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 후보자는 “(우 수석의 아들이 의경인지) 언론 보도를 보고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야당은 경찰이 특별감찰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기본적인 자료를 다 제출했다. 다만 특별 외출 자료는 우 수석 아들을 면회 온 가족 친지들의 명단이 있어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청장은 국회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경찰청장 이·취임식은 23일 열릴 예정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