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 지음/300쪽·1만5000원/덴스토리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책에서 “60대에도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덴스토리 제공
뭐, 101세로 침을 놓으며 환자를 보는 구당 김남수 옹을 생각하면 저자의 나이가 많다고 놀랄 일도 아니다. 책은 자신이 다니는 수영장의 최고령 회원이고, 하루에 50분은 걷고, 평소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저자가 낸 새 수필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나이가 적어도 80대다. 지난해 가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의 한 식당에서 80세 전후의 노인 여러 명이 또 다른 노인에게 절을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저자의 제자들이 은사에게 절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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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것은 여전하다. 저자는 사진 기술을 배워서 좋아하는 구름을 사진으로 찍어 남기고 싶다고 한다. 저자는 “늙는 것은 내 잘못은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흐르게 돼 있다. 그런데 사회는 그 늙음을 바라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수없이 지인의 죽음을 마주했을 저자다. 배우자를 잃고 혼자 남은 괴로움이나 벗을 잃은 슬픔을 저자는 담담하게 마주하고 이겨낸다. 90세가 넘으면서는 자신을 위해 남기고 싶은 것은 다 없어지고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사랑을 베풀 수 있었으면 감사하겠다는 마음만 남았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은 죽음을 전제로 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살피는 점이 다른 생명체와 다르다”고 말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