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견기업 전용 R&D 사업… 성과 따라 지원금 차등화 방침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한국벤처투자 2층의 서울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주영섭 중소기업청장(60)은 중소·중견 기업의 경쟁력 역시 ‘결핍’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했다. 정부와 대기업의 도움으로 성장한 회사는 결코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없다고도 했다.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한국벤처투자 2층의 서울집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다. 경기 침체와 대기업의 해외 공장 이전 등으로 중소기업의 위기가 심화된 지금이 가장 큰 기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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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청장은 중소·중견 기업의 대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기술경쟁력 확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내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1%대에 불과해 3∼4%인 해외 기업들과 경쟁이 안 된다”며 “정부가 그 차이를 모두 메워 줄 수는 없지만, 세액 공제 확대 등을 통해서 기술 개발을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내년부터 중견기업 전용 R&D 지원 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사업 규모를 최종 조율 중이다. 이 사업은 성과를 내는 곳에만 지원하는 ‘성과연동형’으로 설계해 민간의 책임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주 청장은 “중소기업에만 집중된 지원 정책을 중견기업으로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패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게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주 청장은 중소기업청 설립 이후 20년 만에 기업인 출신으로는 첫 중기청 수장에 올랐다. 그런 배경에서인지 중소·중견 기업 성장 정책은 ‘지원’이 아닌 ‘육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열심히 달리는 기업들의 ‘뒷바람’ 역할을 할 뿐 앞장서서 끌고 갈 수는 없다”며 “그 대신 사무실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현장을 자주 찾아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