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롯데 손아섭.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고(故) 장효조는 전설의 타율을 남기고 하늘로 떠났다. 실업야구 시절부터 ‘안타제조기’로 이름을 날린 그는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느라 KBO리그 출범(1982년) 이듬해인 198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1992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때까지 10년간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타율 0.331(3050타수 1009안타)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000타수 이상을 기록한 타자 중 역대 최고 타율로 남아있다. 누구도 쉽게 범접하지 못할 대기록. 그렇다면 장효조의 뒤를 잇는 최고타율 주인공은 누구일까. 8일까지 한화 김태균과 롯데 손아섭이 0.322의 타율로 역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 2012년 이후 2번째 타격왕 도전 김태균
김태균은 7일 대전 NC전에서 5타수5안타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쪽으로 2개, 왼쪽으로 2개, 가운데로 1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그야말로 부챗살로 그라운드 곳곳에 안타를 뿌렸다. 이날 경기 후 시즌 타율은 어느덧 0.348(356타수 124안타)로 치솟았다.
● 여름 들어 반등, 상승세 돌아선 손아섭
지난해까지만 해도 0.323으로 2위에 올라 있던 손아섭은 올 시즌 타율이 다소 주춤하다. 8일까지 0.313을 기록하면서 통산타율 0.322(3496타수 1125안타)로 살짝 내려앉았다. 야구에서 3할 타율은 예술로 평가받는데, 손아섭의 0.313은 2010년 0.306의 타율 이후 개인적으로 가장 낮은 타율이다. 역설적으로 0.313의 타율로 통산타율이 내려갈 만큼 그동안 정교한 타격을 자랑해왔다. 손아섭은 4월(0.333)으로 출발이 괜찮았지만 5월(0.262)과 6월(0.271)에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7월에 0.373, 8월에 0.400으로 다시 상승세에 있다.
● 태균 0.321866-아섭 0.321796, 초박빙 2위싸움
● 그 외의 타격기계들
김태균과 손아섭이 장효조의 뒤를 이어 역대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면 그 이후 순위는 어떻게 될까. 역대 4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다. 지난해까찌 0.318(4066타수 1294안타)을 기록했다. 그리고 은퇴한 양준혁이 0.316(7332타수 2318안타)으로 5위에 랭크됐다. 1999년 한화에 입단한 뒤 2006년까지 7시즌(2003시즌 제외)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한 제이 데이비스가 0.313으로 6위에 포진했다. LG 이병규(9번)이 0.311로 7위다. 만약 4000타수 이상 타자를 놓고 비교한다면 단연 김태균이 1위다. 2위는 김현수, 3위는 양준혁 순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KBO리그 역대 통산타율 순위(3000타수 이상)
1위=장효조 0.331(3050타수 1009안타)
2위=김태균 0.321866(5465타수 1759안타)
3위=손아섭 0.321796(3496타수 1125안타)
4위=김현수 0.318(4066타수 1294안타)
5위=양준혁 0.316(7332타수 2318안타)
6위=데이비스 0.313(3130타수 979안타)
7위=이병규(9번) 0.311(6570타수 2042안타)
8위=최형우 0.3091(4002타수 1237안타)
9위=이대호 0.3088(4048타수 1250안타)
10위=김동주 0.3087(5540타수 1710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