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대형작품 ‘최고의 캐스팅’은
올여름 뮤지컬계에선 ‘스위니토드’ ‘위키드’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왼쪽 시계방향)가 흥행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신선한 뮤지컬을 원한다면 ‘스위니토드’를, 화려한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위키드’를, 중년 관객이라면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음악에 방점을 찍는 관객이라면 ‘노트르담 드 파리’를 권한다. 오디컴퍼니·클립서비스·CJ E&M·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의 빅뱅기’라 불리는 연말 못지않게 화제작이 몰렸다. VIP석 티켓 한 장당 14만 원에 이르는 뮤지컬은 보통 2, 3명이 주연을 번갈아 맡는다. 관객들은 어떤 배우의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스럽다. ‘스위니토드’ ‘위키드’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를 캐스팅별로 총 11번을 보고 최고의 캐스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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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과 180도 달라진 스위니토드
이 작품은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무대를 배경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이 100% 돋보이는 작품이다. 복수심에 불타 잔혹한 살인을 일삼는 이발사 스위니토드 역의 조승우와 양준모, 주인공의 살인을 돕는 조력자 러빗 부인 역의 옥주현과 전미도를 비롯해 조연, 앙상블 배우들까지 모두 연기의 합(合)이 중요한 작품이다. 특히 조승우는 살인 장면에서 광기 어린 모습을 드러내는데 반전이 드라마틱해 섬뜩함이 배가된다. 전미도의 연기는 러빗 부인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려냈고, 옥주현은 가창력에서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0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 1588-5212
별점:★★★★(★5개 만점)
한 줄 평: 공연은 역시 배우의 예술. 섬세한 연기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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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 살인 장면마다 등장하는 2L 분량의 피와 30cm 길이 이발용 칼의 시각적 효과.
○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위키드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 화려한 무대세트, 짜임새 있는 연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합격점을 넘어섰다. 마녀 엘파바 역에 캐스팅된 차지연은 임신 6개월임에도 무대 위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고음에서 몸 안의 에너지를 전부 토해내듯 강렬한 가창력이 압권이다. 공주병에 걸린 소녀 글린다 역은 초연 멤버 정선아가 톡톡 튀는 모습으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아이비는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잘 살렸다.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1577-3363
별점:★★★★
한 줄 평: 티켓 값이 1원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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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
○ 중년 관객들을 사로잡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올해 초연 20주년을 맞은 이 작품은 일사불란한 탭댄스로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28명의 앙상블이 작품의 격을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줄리안 마쉬 역의 송일국은 어색한 연기와 부족한 가창력을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한때 잘나갔던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에 캐스팅된 최정원 김선경은 모두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인다. 최정원이 좀 더 코믹하게 캐릭터를 살려냈다면, 김선경은 여배우 특유의 세련미와 도도함을 잘 구현해 냈다.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3만 원.1544-1555
별점:★★★
한 줄 평: 중년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흔든다.
추천 캐스트: 줄리안 마쉬-이종혁, 도로시 브록-최정원
관전 포인트: 28명 앙상블들의 일사불란한 탭댄스가 압권.
○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대사를 모두 노래로 표현하는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이다. 그 때문에 배우의 가창력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콰지모도 역의 홍광호, 케이윌, 문종원 중 단연 홍광호가 돋보인다. 특히 죽은 에스메랄다를 안고 울부짖는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넘버에서 ‘미친 가창력’으로 통하는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의 린아, 윤공주, 전나영은 모두 안정적인 가창력을 소화하지만 린아가 가장 매력적이다. 이 작품 역시 이른바 ‘갓상블’로 통하는 앙상블의 화려한 군무가 인상적이다. 2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02-541-6236
별점:★★★★
한 줄 평: 격정적 안무, 서정적 음악을 내세운 프랑스 뮤지컬의 모범.
추천 캐스트: 콰지모도-홍광호, 에스메랄다-린아
관전 포인트: 모든 대사를 노래로 처리하는 송스루 뮤지컬의 묘미와 화려한 안무.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