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사이드브레이크 덜 채우고 용변보러 간 사이… 용인서 길 가던 5명중 1명 사망… 버스 타고있던 승객 1명도 부상 차량 5대와 충돌한 뒤에야 멈춰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 인근 내리막길에서 마을버스가 아래로 굴러 내려가 길 가던 행인 5명을 덮쳐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버스 운전사가 용변을 보기 위해 잠시 차를 정차해 놓고 내린 사이 사고가 났다.
4일 오전 11시 35분경 용인시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 옆 비탈길에 정차된 39-2번 마을버스가 도로를 타고 아래로 굴러 내려갔다. 버스는 150여 m를 지난 지점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동료 5명을 친 뒤 다시 200m가량 더 내려가 주정차돼 있던 다른 차량 5대와 충돌한 뒤 멈췄다. 이 사고로 김모 씨(42)가 버스에 치여 숨졌고 3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승객 1명과 받힌 차량에 타고 있던 1명도 경상을 입었다.
4일 경기 용인시에서 마을버스 한 대가 운전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 행인들을 덮치고 정차 중인 차량과 부딪혀 크게 파손됐다(맨위쪽 사진). 버스가 행인들을 덮치기 직전의 블랙박스 화면(맨아래쪽 사진). 용인=뉴스1·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사고차량이 잠시 정차한 곳은 죽전역과 죽전디지털밸리를 오가는 마을버스의 회차 지점으로 운전사 이모 씨(67)는 잠시 용변을 보기 위해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경찰에서 “기어를 중립에 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는 채웠는데 소변을 보는 사이 차량이 굴러 내려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확인한 사고차량의 기어는 후진에 놓여 있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끝까지 채우면 차 바닥에서 23cm까지 올라가지만 18cm까지만 올려져 있었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이 씨가 주정차 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용인=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