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독재시절 민주화운동 성역 투석시위 우려 1980년대초 ‘포장’… 脫정치화에 9월까지 보도블록 깔아
1980년대 학생운동의 상징이었던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이 30여 년 만에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보도블록으로 재포장된다. 1986년 6월 7일 오후 서울대생 등 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린 ‘국민대토론회’(첫번째 사진)와 재포장 공사가 한창인 25일 오후 아크로폴리스 광장 모습. 동아일보DB·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학생시위가 빈번했던 1970, 80년대 대학 캠퍼스 중심부 보행로는 보도블록 대신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시위가 벌어지는 날이면 여학생들이 보도블록을 깨뜨려 ‘짱돌’을 만들고 남학생들이 시위를 진압하려는 전투경찰에게 이 짱돌을 던지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1975년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건립될 당시 대학본부와 중앙도서관 사이에 위치한 광장 아크로폴리스 바닥 역시 보도블록으로 포장됐다가 1980년대 초반 학생시위가 격화되면서 단단한 콘크리트로 메워졌다.
2000년대 다시 등장한 캠퍼스의 보도블록은 학생운동이 급격히 쇠퇴하며 학내 유혈 시위가 사라졌다는 격세지감의 증거였다. 서울대도 2005년 ‘걷고 싶은 거리’ 사업을 시행하면서 학내 보행로의 콘크리트 바닥을 깨고 친환경 보도블록으로 포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크로폴리스는 예외였다. 당초 설계 초안에는 아크로폴리스도 보도블록 포장 사업에 포함됐지만 학교 측은 고심 끝에 원형을 보전하는 쪽으로 결론 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