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후원 ‘중부전선 통일발걸음’… 탈북-국내외 대학생 80명 참가 “친구들과 서로 격려… 힘든 줄 몰라”
‘제3회 대학생 DMZ 통일발걸음’에 참가한 탈북 대학생, 한국 대학생, 외국인 유학생 등 80여 명이 21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민통선 지역 철조망을 따라 걷고 있다. 이들은 이날부터 7박 8일 동안 중부전선 최북단 100km를 행진한다.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14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전 국회의원)와 6·25공원건립국민운동본부(이사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 역사의 조난자(대표 윤동욱 변호사)가 공동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탈북 대학생 정진혁 군(25·고려대 정외과 3)은 “혼자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길이지만 친구들과 서로 격려하며 걸으니 힘든 줄을 몰랐다”라며 “이번에 만난 친구들과 통일이 되는 날까지 함께 걸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북한군 군의장교 출신인 박도현 씨(33·동국대 불교학과 2)는 “같은 고향에서 온 어린 친구들과 함께 북한이 바라보이는 이 길을 걷는다는 것 자체만 해도 너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현준 씨(23·숭실대 사회복지학과 2)와 김원일 씨(23·동국대 경찰행정학과 2)는 “북에서 내려온 관계로 친구들 사귀기가 어려웠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은 친구를 깊이 사귈 수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행군 과정에 거치는 전적비마다 낡은 태극기를 교체하고 2000개의 태극기를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나눠 주는 행사를 연다. 유격훈련 등 병영 체험도 할 예정이다. 저녁마다 6·25전쟁 때 압록강 물을 떠 온, 전쟁의 산증인인 93세 이대용 장군과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김태영 전 국방장관 등과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이들은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대장정을 마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