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결정하고 중국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국면이지만 북-중 관계는 급작스럽게 가까워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중국은 11일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약칭 북-중 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았지만 축전을 교환하는데 그쳤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중 조약 체결 55주년을 기념하는 활동이나 북-중 고위층 간의 상호방문 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중-조(북한) 쌍방은 이미 상호축전(발송) 방식으로 (조약체결 55주년을) 기념했다”고 대답했다. 또 ‘양측 지도자 사이에서도 축전 교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축전 교환이 다양한 레벨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북-중 조약은 김일성 주석이 수상을 지내던 시절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와 1961년 7월 1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체결해 그해 9월 10일 발효시킨 조약이다. ‘전쟁 자동개입’ 조항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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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 체결 50주년이던 2011년에는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장더장(張德江) 중국 부총리 겸 정치국 위원이 각각 중국과 북한에 대표단으로 파견돼 우애를 과시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큰 셈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과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북한 끌어안기에 나설 경우 북-중 관계가 다소 진전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양국 간 고위급 대표단 파견으로 북-중 관계 복원을 시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국 홍군 창건 89주년 기념일인 8월 1일, 중국공산당 창건 95주년 기념일인 10월 1일이 향후 주목되는 일정이다. 또 10월 26일은 북한과 중국이 전통적으로 혈맹임을 과시하는 증표로 삼는 중국군의 6·25전쟁 참전 66주년 기념일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