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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대생, 韓영화 메모리칩 가지고 있다 걸려 조사 받던 중 자살”

입력 | 2016-07-08 10:30:00


북한의 한 여대생이 한국영화를 저장한 메모리칩을 가지고 있다가 당국의 단속에 걸려 조사를 받던 중 자살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보도했다.

RFA는 이날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 청진시 포항구역 남강동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여대생(23)이 북한 당국의 불법영상물 단속에 걸려 조사를 받던 중 자살했으며, 이 같은 사건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직속인 ‘109연합지휘부’, 일명 ‘109상무’가 당과 군, 사법기관 간부들의 자택과 연고지를 대상으로 무차별 검열을 벌이고 있다. 109상무는 불법영상물 단속을 목적으로 당, 보위부, 검찰, 보안, 인민위원회 성원들로 구성된 검열조직이다.

자살한 여대생은 청진예술전문학교 성악과 4학년생으로, 109상무의 예고 없는 가택수색 과정에서 한국영화가 저장된 메모리칩이 발각돼 끌려갔다. 이 여대생은 취조를 받던 중 위생실(화장실)에서 몰래 가지고 들어간 파마약을 마시고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대생이 자살을 택한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109상무에 걸리면 절대 빠져나오지 못할 뿐더러 최소한 10년 이상의 형을 받게 된다”며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여긴 여학생은 자신과 연루된 친구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자살을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월에도 109상무에서 조사를 받던 40대 여성이 조사실 5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식통은 “109상무에 걸리면 오승오(5x5cm) 나무각자와 철선, 가죽 띠를 이용한 모진 고문을 받게 되는데 누구도 불지 않고는 못 견딘다”며 “어차피 불법영상물과 관련된 가족, 친구들의 이름을 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차라리 자살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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