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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여대생 母 “‘강도, 칼, 칼’ 하더라…깨어난 것 자체가 기적”

입력 | 2016-07-08 09:31:00

사진=KBS 뉴스타임 캡처


“의식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정말 기쁩니다.”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으로 중태에 빠졌다가 한 달 여만에 의식을 회복한 여대생 김모 씨(19) 어머니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주위에 따뜻한 분이 많다’는 걸 이번 기회에 느꼈다”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양의 어머니는 “(의사가) 깨어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얘기를 하더라”면서 “신랑이랑 많은 건 바라지 말고 정말 깨어나서 엄마·아빠만 알아볼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진짜 그렇게 간절히 바랐었는데, (이제) ‘엄마 목소리 들리면 눈 깜빡거려’라고 하면 깜빡인다”면서 기쁨을 전했다.

이어 “딸에게 ‘그날 마중을 나갔어야하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제가 아르바이트 시킨 것도 계속 가슴이 아프고,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죄책감에 눈물이 나온다”고 밝혔다.

김 양의 어머니는 딸이 ‘모야모야병’으로 쓰러지던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전했다. 그는 “딸이 해물탕 전문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강도가 흉기를 들이대니까 그때부터 전속력으로 죽을힘을 다해서 뛰기 시작했다”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말을 거의 못하면서 손으로 목을 가리키며 ‘엄마 강도, 칼, 칼’이라고 해 ‘무슨 소리냐, 자세히 얘기를 해봐라’고 하니까 자세히 말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제가 112에 신고를 했는데 얘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혀가 좀 꼬이고 눈도 좀 이상해져서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피의자 여모 씨(30)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만약에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저희 아이가 지금 이렇게 되지도 않았다”면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딸을) 더 많이 안아주고, 아기 때 해 줬던 표현을 다시 한 번 해 주고 싶다”면서 “(딸이 좋아하는) 곱창도 같이 먹어주고 이런 걸 해 주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한편, 강도치상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 여 씨는 7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모야모야병 사건 첫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여 씨 측 변호인은 “범행현장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 여성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거나 목덜미를 잡는 장면은 없다”면서 “피고인은 ‘모야모야병’을 앓던 것을 몰랐기 때문에 피해 여성이 집에 도착한 뒤 의식을 잃은 것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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