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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마약 용의자 12명 사살

입력 | 2016-07-03 20:14:00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이틀 만에 마약 용의자를 최소 12명 사살했다. ‘취임 6개월 내에 범죄를 완전 소탕하겠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공약 이행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3일 현지 언론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지난달 30일 신임 대통령 취임 후 이틀 동안 마약 용의자를 12명 이상 사살했다. 수도 마닐라 외곽 라구나 주에서 마약 거래상 2명이 사살됐고 북부 칼로오칸 지역에서도 2명이 같은 혐의로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 중에는 전직 경찰관도 포함돼 있다.

시민들은 필리핀 사회의 골칫덩이인 마약을 뿌리 뽑겠다는 정부 방침을 지지하면서도 범죄 혐의도 확정되지 않은 이들을 사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쓰는 경찰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임무 수행 중 1000명을 죽여도 내가 책임지겠다”며 경찰의 과잉대응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으로 단속 과정에서 사살되는 마약 용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의 공포 정치가 현실화되자 그의 취임을 전후해 필리핀 곳곳에서는 마약 용의자 수천 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수도권에서만 700명이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았고 북부 이사벨라 주에서는 200명 넘게 자수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