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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反EU 정당 ‘브렉시트 역풍’

입력 | 2016-06-28 03:00:00

총선 2위 예상 깨고 3위에 그쳐… 유럽 불안감 확산에 표심 변화
과반 획득 정당 없어 혼란 불가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실시된 스페인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친(親)EU 정당의 손을 들어줬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 대륙에 일고 있는 극심한 불안감이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반(反)EU를 앞세운 포데모스(Podemos)와 좌파연합(IU)의 선거연합인 우니도스 포데모스가 선전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3위(71석)에 머물렀다. 그 대신 친EU 노선의 중도우파 국민당(PP)이 1위(137석)를,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이 2위(85석)를 차지했다. 브렉시트 결과 발표 이틀 후 치러진 스페인 선거에서 사실상 영국 국민투표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11년 창당한 포데모스는 스페인에 대한 EU의 긴축정책에 반대하고 EU의 변화를 촉구하며 세력을 늘려 왔지만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를 받았다. 포데모스는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 PP를 3∼4%포인트 차로 추격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개표 결과 10%포인트 이상 뒤지며 추격에 실패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과반(176석)을 차지한 정당이 나오지 않고 이후 연정 구성도 실패하자 치러진 재총선이다. 포데모스는 창당 4년 만인 지난해 말 총선에서 단번에 원내 3당에 진입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PP와 PSOE로 수십 년간 굳어진 스페인 정치의 양강 체제를 깨뜨릴지 관심을 모았지만 실패한 것이다.

포천지는 “브렉시트의 충격이 한 차례 지나간 뒤 스페인 유권자들은 기존 양강 체제를 선택했다”며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는 집권당 PP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라고 분석했다. 또 스페인이 영국의 뒤를 이어 EU와 거리를 둘 경우 닥쳐올 정치 경제적 불안감 때문에 선거 막판 유권자들의 표심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했다. 브렉시트 가결 이후 PP가 “스페인에는 안정이 필요하다”며 유권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든 것이 적중한 셈이다.

이번 선거로 유럽 대륙에서의 반EU 분위기 확산 추세가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총선과 비교해 국민당이 14석 늘어난 반면에 반EU 정책을 앞세운 우니도스 포데모스는 2석이 느는 데 그쳤다. 다른 정당들은 의석이 3∼8석 줄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과반 획득에 성공한 정당이 나오지 않아 당분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선거 이후 다섯 달 넘게 연립 정부 구성이 난항을 겪자 올해 5월 재총선을 주문했던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는 정국 혼란을 줄이기 위해 8월까지 연정 구성과 총리 선출 문제를 각 정당과 협의할 예정이다.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3번째 총선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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