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日 등 결혼이주여성 9명… 양천구 ‘다문화 알리미’로 활동 초등교 찾아 전통의상 체험-퀴즈 진행… 인기 폭발에 10월까지 강의 꽉차
서울 양천구의 ‘월드 알리미’로 활동 중인 로사노 파우카르 야넷 씨(오른쪽)가 학생들과 페루 전통악기 ‘삼포냐’를 불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전통의상을 입어보며 다문화를 체험했다. 양천구 제공
“페루에서는 아빠, 엄마 성을 함께 써요. 한국하고는 다르죠?”
2006년 한국에 온 페루 출신 결혼이주여성 로사노 파우카르 야넷 씨(41)가 칠판에 또박또박 한글로 이름을 쓰며 자신을 소개했다. “페루가 어디 있는 나라지?”라며 소곤대던 아이들은 야넷 씨가 “올라(hola)!”라고 인사말을 가르치자 귀를 쫑긋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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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양천구는 야넷 씨를 포함한 결혼이주여성 9명을 ‘월드 알리미’로 임명했다. 엄마와 비슷한 연령대의 외국인들이 직접 출신국가의 문화에 대해 가르치면 아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과는 맞아떨어졌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정윤하 양(8)은 “페루라는 나라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야넷 선생님을 보면서 페루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야넷 씨와 함께 학교를 찾은 일본 출신 결혼이주여성 아사쿠라 사나에 씨(49), 러시아 출신 치부르카에바 따디야나 씨(45)도 옆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기모노를 입거나 러시아 국기의 의미를 퀴즈로 맞혀보는 체험 수업을 진행했다.
양천지역 초등학교 사이에 ‘아이들 반응이 너무 좋고 다문화 이해도를 높이는 데 이만한 교육이 없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미 10월까지 수업 스케줄이 꽉 찼다. 이번 수업을 직접 신청한 목동초등학교 교사 손경희 씨는 “아이들이 다문화에 대해 마음을 열어 가는 게 보인다”며 “어릴 때 이런 기회를 접하면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알리미 선생님들이 더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미리 6개월짜리 기초교육을 이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11월까지 100회 수업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