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별세 김재순 前의장 회고록… “나와 YS중 누가 더 청렴한가” ‘토사구팽’ 남긴 은퇴 일화도 담아
회고록은 언론인 출신의 안병훈 기파랑 대표가 진행한 대담을 정리했다.
김 전 의장은 1975년 일본에서 군인, 경제인 출신으로 정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던 세지마 류조(瀨島龍三·전 이토추 종합상사 회장)와 만난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일본 육사 선배인 세지마가 대통령의 재혼을 권했다는 것이다.
책에는 사자성어 ‘토사구팽(兎死狗烹)’에 얽힌 뒷얘기도 나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 후보 추대위원회 고문을 맡았던 김 전 의장은 1993년 대통령 취임 한 달 뒤 부정축재 관련 보도로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당시 대통령의 뜻을 전하러 온 주돈식 청와대정무수석이 우물쭈물하자 “나와 영삼이를 가까이에서 봤으니 누가 더 청렴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는지 잘 알 거 아닌가. 내가 정계를 떠나겠으니 영삼이에게 그대로 전하라”고 했다. 그가 배포한 정계 은퇴선언서 중 “본인 개인으로는 토사구팽의 감회가 없지 않으나…”라는 문구로 인해 토사구팽은 이후 큰 화제가 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