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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충고를 해도 미래지향형이 유리하다

입력 | 2016-06-15 03:00:00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옳은 말이 항상 먹히는 것은 아니다. 피드백이 대표적이다. 상사의 입장에서 무엇이 잘 되었고 잘못되었는지 후배 직원에게 이야기하면 전자는 먹히지만 후자는 옳은 소리라는 건 알겠는데 몸과 마음에서 거부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 누군가에게 ‘지적질’을 당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방어심리가 있으니까.

세계 최고의 리더십 코치인 마셜 골드스미스는 피드백보다는 피드포워드(feedforward)를 활용해볼 것을 제안한다. 피드백은 자동차로 치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천장에 붙어 있는 뒷거울에 해당한다. 이는 후방, 즉 과거를 돌아보며 주는 평가이다. 피드포워드는 앞, 즉 미래에 더 잘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거나 주는 행위이다. 피드백이 “제가 지난 1년 동안 어땠나요?”라고 묻는다면 피드포워드는 “제가 앞으로 1년 동안 좀 더 나은 과장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묻는다. 미래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는 대화에서는 서로 방어적일 필요성이 매우 낮아진다. 자동차 운전을 하려면 뒤도 봐야 하지만 대부분 시선은 앞 유리창을 향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피드백도 필요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피드포워드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12월에 인사 평가가 있다고 치자. 대부분의 사람은 평가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막판에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전략을 바꿔보자. 1년의 절반 정도가 끝난 이 즈음 작년 말이나 올해 초 상사와 논의했던 연간 목표를 갖고 상사에게 차 한잔을 마시자고 하면서 먼저 피드포워드를 요청해보라.

“부장님,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는데요. 남아 있는 반년 동안 제가 어떤 점들을 신경 쓰면 좀 더 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조언 부탁합니다.”

물론 지난 반년 동안의 피드백도 요청하는 것이 좋다. 피드백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직원과 스스로 먼저 요청하는 직원은 상사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게다가 미래에 대한 피드포워드를 요청하는 직원에 대해서 상사는 남다르게 평가하지 않을까.

이 기회에 내가 일하고 있는 팀에서 회의 등을 할 때 과거에 대한 논의에 시간을 많이 쏟는지, 아니면 미래에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에 시간을 많이 쏟는지 생각해보자. 최근 만난 한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과거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대신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빨리 보고하도록 하고, 격주로 열리는 회의에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했다.

선배가 부하 직원으로부터 듣는 피드백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자. 먼저 후배들이 주는 긍정적 피드백에 너무 취하지 말자.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의 상당수는 거짓이기도 하다. “후배 직원들이 내 농담에 웃는다고 절대로 네가 웃겼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조언은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사에게 누가 안 웃어 주고 좋은 소리 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회의에서 발표를 마치고 나서 후배에게 “내 발표 어땠니?”라고 묻는 것은 후배 입장에서는 “나한테 좋은 소리 한 번 해봐”라고 요청하는 것과 똑같은 질문이다. 만약 정말 앞으로 발표 실력을 높이고 싶어서 후배에게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고 싶다면 질문의 타이밍과 프레임을 바꿔야 가능하다. 발표 후가 아니라 발표 전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오늘 내 발표 잘 들은 후 네가 보기에 내가 잘한 것 한 가지와 개선해야 할 것 한 가지씩 적어 두었다가 내게 알려줄래? 다음 달에 더 중요한 발표가 있는데, 잘하고 싶어서 말이지.” 이렇게 되면 나보다 나이 어리고 직책 낮은 후배라 하더라도 좀 더 편하게 진정 어린 조언을 해줄 수 있다.

내 고객 중 한 기업의 임원은 1년 동안 리더로서 자신이 개선하고 싶은 행동을 한 가지를 정한 뒤 매달 7명의 상사, 동료, 부하 직원에게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를 구한다. 얼마 전 반년이 지나 여러 사람의 평가를 받았을 때 자신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임원의 경우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를 요청해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연말에 인사 평가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쯤 차 한잔하며 피드포워드를 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