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납치해서 내 앞에 데려와 주세요.”
올해 2월 부인 소모 씨(33·여)는 이혼을 요구하며 집을 나간 남편을 찾지 못하자 심부름센터를 찾았다. 소 씨는 남편과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났지만 ‘성격차이’로 결혼 6개월 만에 별거하고 있는 상태였다. 소 씨는 심부름센터 직원들에게 남편을 신혼집에 가둔 뒤 협박하자며 대가로 20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심부름센터 직원들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곧장 남편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미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남편을 납치해 신혼집에 감금하고 소 씨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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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임무를 완수한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돌변했다. 심부름센터 실장 이모 씨(30)는 “내가 인천에서 조폭 생활 좀 했다”며 성공수당으로 약속했던 2000만 원이 아닌 2억 원을 내놓으라며 협박했다. 겁을 먹은 소 씨는 차용증을 쓰고 자신이 몰던 고급 외제승용차까지 빼앗겼다.
그사이 감금에서 풀려난 남편은 이들 일당을 경찰에 고소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소 씨는 다른 심부름센터 직원들을 고용해 남편을 다시 감금했다. ‘막장 드라마’는 남편이 몰래 경찰 신고에 성공하면서 가까스로 끝났다.
지난달 23일 서울북부지검은 남편의 납치·감금을 사주한 혐의(공동감금 위반 등)로 부인 소 씨와 심부름센터 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폭행에 가담한 이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이호재 기자 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