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부터 중구난방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영우 비상대책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차 회의 예정일(6일)이 공휴일이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자연스럽게 2차 회의는 하루 늦춰 7일 열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한 비대위원은 “공휴일이라고 회의를 열지 않는다면 절박함이 없어 보인다”며 ‘공휴일 회의 강행’을 주장했다. 이 비대위원은 의욕이 넘쳤지만 다른 위원들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해 없던 일이 됐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위원들이 다같이 ‘대국민 사과’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4·13총선 참패 뒤 50여 일 만에 구성된 지도부인 만큼 사과로 새 출발을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10일 열릴 정책워크숍에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모여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인데, 비대위원들이 먼저 사과하는 건 모양새가 이상할 수 있다”는 반론에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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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영우 비상대책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 위원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책워크숍은) 원내대표실이 주도하고 비대위는 주로 이야기를 듣는 입장”이라며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정치 쇄신 분야를 담당할 비대위 내 1분과가 비박계 중심으로 꾸려지면서 친박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1분과는 유병곤 비대위원(전 국회 사무차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권성동 사무총장과 김영우 비대위원이 참여한다. 첫 회의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이유가 총선에서 참패했기 때문인데 선거 때 있었던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복당 문제를 가장 먼저 꺼낸 민세진 비대위원도 1분과 소속이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나 당 지도체제 개편, 당권-대권 분리 규정 수정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룰 1분과에서 비박계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김영우 의원은 공개적으로 “계파 문제로 공천 파동이 났고, 공천 파동으로 총선에서 졌다”며 ‘조속한 일괄 복당’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비대위가 유 의원의 복당을 결정할 경우 비박계 중심의 ‘정진석 비대위’를 무너뜨린 친박계가 다시 반기를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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