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하고 ‘핵개발과 경제발전 병진’을 재확인했음에도 시 주석은 ‘대화와 소통’을 강조함으로써 사실상 이를 승인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2일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 석 달째를 맞는 날이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중국은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고 말해 북-중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협상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을 시사했다. 4차 핵실험과 유엔 제재 국면에서 소원해졌던 북-중이 공조를 향한 큰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대북제재의 축이 흔들리면서 북의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강력한 대북제재의 이행은 물론이고 전략적 협력동반 관계로서의 한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을 한 직후 북 대표단을 받아들여 북을 편드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의 ‘중국 때리기’에 맞서 중국이 ‘북 끌어안기’로 미일의 압박에 맞불을 놓을 경우 향후 동북아의 안보 지형에도 심대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패권 추구가 지속되면 반작용으로 미일의 대(對)중국 압박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비례해 중국의 ‘북 끌어안기’도 더 강화할 공산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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