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이틀간 진행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8042억 원 규모 채무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법정관리라는 암초를 피해가는 모양새다. 2일로 예정된 해운동맹 관련 회의와 용선료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경영정상화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1일 두 차례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1742억 원 규모 채무조정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날 세 차례 사채권자 집회에서 6300억 원 규모 채무조정에 성공한 것까지 합치면 총 8042억 원의 채무가 조정된 것이다. 현대상선은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50% 이상 출자전환, 2년 유예 후 3년 분할상환’이라는 조건을 제시해 동의를 받았다.
특히 1일 채무조정이 이뤄진 186회차와 176-2회차 회사채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20~30% 정도로 높아 채무조정이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법정관리만은 피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조정안은 96.7%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특히 176-2회차 회사채는 앞서 3월 17일 이뤄진 집회에서는 부결됐지만 이번에는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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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진해운은 캐나다 선주 시스팬으로부터 용선료 인하를 거절당하는가 하면 용선료를 연체해 벌크선 1척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흘간 억류되기도 했다. 지난달 초 마련한 자구안도 규모가 4100억 원에 불과해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