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회생의 중대 고비인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하고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상선을 비롯한 해운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조선업종도 구조조정 성공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가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 주가는 전날보다 13.56% 오른 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용선료 협상 타결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뛰었다.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30%)까지 올랐던 현대상선 주가는 이날도 장중 한 때 30% 가까이 올랐으나,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매도 물량이 나오며 상승세가 꺾였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한진해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에 한진해운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29.38% 오른 2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용선료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오면서 이들 업종의 전망이 개선됐다고 본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이제 시작 단계이며, 해운업과 조선업의 이익이 실제 개선되기 전까지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증권사 조선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 매매 거래의 99%가 개인투자자로 나타나는 등 최근 해운업과 조선업 주가 흐름은 이슈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인다”며 “STX중공업이 상한가로 마감한 것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