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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폐허 딛고 선 한국, 이젠 빈곤국 원조·자유-민주 전파에 앞장… ‘대가’ 운운 안해”

입력 | 2016-05-19 03:00:00

‘한국戰 영웅’ 밴 플리트 장군 외손자, 트럼프의 ‘韓 안보 무임승차론’ 반박




“한국전쟁을 겪고 난 뒤 폐허였던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됐고, 가난한 나라를 돕는 나라가 됐습니다. 한국이 다른 나라를 도와주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하는 것처럼) ‘대가를 내놓으라’라고 하나요.”

‘한국 육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1892∼1992)의 외손자인 조지프 매크리스천 주니어 밴플리트재단 이사장(74·사진)이 17일(현지 시간) 트럼프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플리트 장군은 6·25전쟁 당시 미 8군을 이끌었고 전후엔 육군사관학교 설립 등 한국군의 정예화에 크게 기여했다.

매크리스천 이사장은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1957년 이 기관을 설립한 외할아버지에 대한 강연을 한 뒤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거듭 반문했다.

“미국이 한국을 도운 것도, 한국이 지금 해외원조를 하는 것도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고 그 가치를 전파하기 위한 것 아닌가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자유를 위해 기꺼이 싸우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그는 “트럼프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가 왜 중요한지’를 제대로 경험하고 알고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러면 트럼프의 생각은 변할 것이고 변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그런 가치의 중요성을 외면하기엔 너무 똑똑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매크리스천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외할아버지는 한국을 너무도 사랑했다. 한국은 그에게 제2의 집이자 제2의 고향이었다”며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완전히 무찔러 한반도 통일을 달성하지 못한 것을 늘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전쟁 영웅인 플리트 장군을 소개하면서 “나는 2차 세계대전 때 최고의 장군 플리트를 그리스로 보냈는데 그는 승전했고, 한국전쟁 땐 한국에 보냈는데 거기서도 승리했다”고 말하자 플리트 장군은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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