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대표’ 물밑경쟁
새누리당 내에선 총선 패배 직후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습을 피하기 위해 ‘친박(친박근혜)계 2선 후퇴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등에 업고 정 원내대표가 당선되자 친박계가 다시 대오를 이뤄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계 후보군 중에는 이주영(5선·경남 창원 마산합포), 이정현 의원(3선·전남 순천)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이라는 장점을, 이정현 의원은 ‘호남 당 대표론’을 앞세우고 있다. 범친박인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상당)도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만 정 원내대표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선교 의원(4선·경기 용인병)도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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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는 결국 최 의원의 출마 여부다. 앞서 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직전 친박계 유기준 홍문종 의원과 만나 불출마를 권유한 뒤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등을 떠밀어도 (전당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 패배에 대한 ‘친박 책임론’이 잠잠해지면 출마를 적극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물러선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을)과 원유철 전 원내대표(5선·경기 평택갑)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인 2표제라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성격상 친박계가 1,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전당대회에서 김무성(1위)-서청원 의원(2위)이 양강 구도를 이뤘던 상황과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장 9일 열리는 당선자 총회가 전당대회를 향한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관리형’으로 할지, ‘쇄신형’으로 할지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현재로선 더민주당의 ‘김종인 모델’ 같은 강력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가 없어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당선자 총회 논의를 우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해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살피고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다)로 가겠다”며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아니함)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선자 총회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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