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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자랑스러운 한인 여성] 美 ABT 수석 무용수 서희씨

입력 | 2016-05-03 03:00:00

세계적 발레 꿈나무 콩쿠르 서울 유치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7월 개최”




미국 발레무용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수석 무용수 서희 씨.

“발레 꿈나무를 발굴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는 세계적 콩쿠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YAGP 콩쿠르를 서울에서도 개최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발레무용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서희 씨(30)의 목소리가 감격에 겨운 듯 가늘게 떨렸다. 지난달 29일 YAGP 콩쿠르 입상자들의 갈라 공연이 펼쳐진 뉴욕 브루클린의 하워드 길먼 오페라하우스에서 서 씨는 무대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YAGP의 첫 한국 콩쿠르는 7월 22∼24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다.

YAGP 콩쿠르는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10여 개 대도시와 일본 중국 프랑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열렸다. 서 씨는 “2012년부터 YAGP 미국 본부 측을 대상으로 한국에서도 콩쿠르를 열어야 하는 이유를 꾸준히 설득해 왔다”고 설명했다. 5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2000년 창설된 YAGP는 발레 신인 발굴에 주력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9∼19세 무용학도를 대상으로 주니어(12∼14세)와 시니어(15∼19세) 부문으로 나뉘어 콩쿠르가 진행된다. 서 씨는 2003년 한국인 최초로 YAGP 시니어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그 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씨(24)가 2012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출신 전준혁 군(18)이 올해 대상을 받았다.

서 씨는 “YAGP 관련 행사에 연사로 초청될 때마다 ‘이 콩쿠르가 한국에서도 열릴 수 있으면 한국의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텐데’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했다.

“YAGP 측과 행정적인 논의를 하면서 하루에도 몇 통씩 e메일을 주고받곤 했어요. ‘발레리나인 내가 이런 일까지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재능 있는 후배들이 콩쿠르 때문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보람을 느낍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