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1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차지하며 10개월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도자기로 만든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고진영. 사진제공|KLPGA
KG이데일리 15언더파 우승
“잔인한 4월이 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고진영(2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여섯 번째 대회인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박성현(23·이상 넵스)의 연승행진을 저지했다.
고진영에게 4월은 잔인했다. ‘빅3’라는 평가와 달리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첫 대회에서 공동 9위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베트남에서 열린 달랏1200레이디스 챔피언십 기권, 삼천리 투게더오픈 공동 19위,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공동 17위로 체면을 구겼다.
고진영도 부진을 의식한 듯 첫날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친 뒤 “빨리 4월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뭘 해도 안 되는 것 같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2라운드까지도 우승에 대한 마음을 숨겼다. 그는 “우승하면 좋겠지만, 못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잔인한 4월을 보낸 고진영은 5월의 첫날 거짓말처럼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제야 속내도 털어놨다. 고진영은 “4월에는 우승보다 예선 걱정을 해야 했고, 경기가 생각보다 안 풀려서 힘들게 보냈다”면서 “우승이 모두 값지지만, 힘든 시기가 길었던 뒤에 나온 우승이라 느낌도 남다르고 의미가 더 깊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긴장을 늦추지는 않았다. “우승으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러나 오늘 경기하면서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각오를 더욱 단단히 했다.
10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차지한 고진영은 우승상금 1억원을 추가하면서 시즌 상금랭킹 7위(1억3069만7833만원)로 뛰어 올랐다.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