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의 프레이밍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은 스트라이크가 되기도, 볼이 되기도 한다. 사진은 LG 유강남의 프레이밍 연습장면.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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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미트질, 제구 개선 효과 불구
오히려 볼 판정 역차별 받을 수도
신뢰가 중요한 ‘배터리 간의 언어’
# 포수의 프레이밍(framing)은 기술일까, 기만일까? 프레이밍은 소위 ‘미트질’이다. 스트라이크의 경계에 걸치는 공은 포수가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이 갈릴 수 있다. 야구는 지극히 복잡한 세계의 표현이지만 그 본질은 결국 ‘볼 카운트’ 싸움이다. 그래서 공 1개에 따라 흐름이 바뀌고, 승부가 변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포수의 프레이밍은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이 가치는 은밀할 수밖에 없다. 야구의 속성 자체가 상대를 속여야 되는 것이지만, 프레이밍은 심판의 눈까지 혼동 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도덕률을 떼어내고 순수하게 통계로써 프레이밍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저 막연하기만 했던 이 작업을 미국 메이저리그가 투구추적 기술을 활용해 수치화하고 있다. 기술과 데이터 집계가 갖춰지면 관건은 무한대의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자료를 찾아낼 수 있는 상상력의 유무다. 남들이 못 보는 틈새를 통찰하는 프런트가 ‘저비용 고효율’의 강한 프런트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담당기자였던 트래비스 소칙이 쓴 ‘빅데이터 베이스볼’을 보면 프레이밍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익히 알려진 통계자료 상으로는 큰 가치가 없어 보인 포수 러셀 마틴의 프레이밍 능력을 알아채고 피츠버그 구단이 영입한 것이다. 마틴 덕분에 피츠버그 투수들의 제구력이 일정부분 개선됐다. 투수진이 탄탄한 팀은 승률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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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