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이후]새누리 새 지도부 구성 안갯속
첫 번째 징후는 이번 주 본격화하는 원내대표 레이스를 앞두고 친박 내에 일고 있는 균열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주류 핵심과 공천 파동에서 다소 비켜나 있는 4선 당선자들 간의 생각이 다르다. 주류 측에선 ‘비박(비박근혜) 추대론’까지 언급했지만 홍문종, 유기준 의원 등은 이미 물밑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간 원내대표 선출이 경선으로 치러질 경우 친박 측에선 표 분산을 막기 위해 통상 ‘교통정리’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렇다 할 움직임도 없다. 주류 측 한 의원은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는 친박이 납작 엎드려 있는 상황 아니냐”며 “두 의원이 출마해도 밀어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선 ‘최경환 당 대표론’ 자체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외부 인사가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이고 당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친박들이 나온다고 표를 줄 것 같으냐”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공고했을 때도 2014년 5월 이후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연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연말까지 연기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그때까지 ‘혁신’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당초 친박계는 총선 이후 확실한 당내 헤게모니(주도권)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총선 참패로 응집력이 크게 약화되자 지역을 바탕으로 각개격파하거나 독자 세력화를 추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4선 고지에 오른 친박계 정우택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는 최근 새누리당 소속 충청권 당선자 회동에서 ‘충청권 역할론’에 불을 지폈다. 정우택 의원은 연일 “‘찐박(찐한 친박)’은 좀 나서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이 소통해야 한다”며 친박 주류와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정진석 당선자는 원내대표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내리 두 번 당선된 저력을 바탕으로 ‘호남 대표론’을 내세우고 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이학재 의원과 주광덕 당선자는 ‘새누리당 혁신모임’의 멤버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친박계의 분열 조짐이 두드러지면서 앞으로 이들이 주요 현안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당선자 워크숍과 5월 3일 원내대표 경선이 첫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 로드중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