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곡상상시장
신경호 역곡상상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사업단장은 최근 2년간 역곡상상시장에서 벌어진 변화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1984년 경기 부천시 역곡동 82~110번지 일대 복개천 위에서 시작한 역곡북부시장은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ICT디자인융합시범시장’으로 선정된 후 지난해 역곡상상시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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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흥미와 호감을 주기 위해서 ‘빼꼼’이라는 백곰 캐릭터을 활용했다. 빼꼼은 부천시와 저작권 계약이 돼 있는 만화 캐릭터다. 시장으로 드나드는 주·보조 출입구에는 바나나와 사과를 든 빼꼼의 조형물을 볼 수 있다. 각종 안내 표시판에서도 빼꼼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30대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시장 아케이드 천장에 스크린을 설치했다. 스크린에 만화 등 미디어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이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한 것이다. 오전 11시~낮 12시 반에는 상인 혹은 지역주민 등이 돌아가면서 시장 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다.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일우 역곡상상시장 상인회장은 “디자인을 바꾸고 나니까 ‘지나다니는 시장’에서 ‘찾아가는 시장’으로 바뀌었다”면서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 인천 등지에서 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 고객 편의를 위한 디자인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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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실이 없는 다세대주택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장 안에는 무인택배시스템도 설치했다. 시장 통로 가운데 위치한 고객센터에는 장난감을 빌려갈 수 있는 ‘장난감 도서관’과 카페 등을 설치했다.
1, 2인 가구를 겨냥한 소량 소포장 상품도 눈에 띄었다. ‘성백영민속떡’을 운영하는 성백영 대표는 떡을 한입 크기로 포장하고 색깔별로 진열해둔 덕분에 3년 전에 비해 매출이 50% 가까이 늘어났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이 속해 있는 동네를 잘 파악하면 시장 특색을 어떻게 살릴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통시장의 활력은 디자인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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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외에서는 디자인을 활용해 시장을 탈바꿈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 ‘네덜란드 마켓홀’이라는 시장 재생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말발굽같이 생긴 거대한 아치형 건물 안에 농수산물 판매점 100여 개를 집어넣었다. 아치홀 안 천장을 장식한 그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시장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일본 오이타(大分) 현 ‘쇼와노마치’ 상점가는 일본이 고도성장하던 1955~1964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상점가의 활력을 되찾았다.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전통시장이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 자체 매출이 증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부천=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