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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을 “세븐 일레븐”으로… 트럼프의 어이없는 말실수

입력 | 2016-04-20 03:00:00

빌게이츠 “美가 세계화 최대 수혜국”… 트럼프-샌더스 ‘보호무역주의’ 반박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경선 레이스의 고비가 될 뉴욕 주 경선을 하루 앞두고 ‘9·11’ 테러 참사를 일본계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7-11)으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는 18일 뉴욕 주 버펄로 유세 도중 뉴욕시민의 미덕을 언급하면서 “나는 우리 경찰과 소방관들이 ‘세븐일레븐’을 당한 뒤 세계무역센터 아래에서,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 쓰러져 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9·11’과 ‘세븐일레븐’을 혼동한 것은 찰나여서 유세장에서는 큰 야유나 웃음이 터지지는 않았다. 트럼프도 자신이 실수한 줄 모르고 진지하게 연설을 이어갔다. 하지만 유세 직후 정치 전문 매체인 ‘더 힐’ 등 주요 언론 사이트에서는 이 발언을 담은 동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선 “역대 최고의 세븐일레븐 광고가 될 것” “트럼프의 서커스는 지루한 법이 없어 좋다” 등 트럼프의 실수에 대한 조소 어린 반응이 올라왔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가 9·11 대신 세븐일레븐을…웁스(oops·미국인들이 실수할 때 사용하는 감탄사)”라고 전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트럼프를 비롯한 일부 경선 주자들이 주창하는 보호무역주의를 맹비난했다. 게이츠는 19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전 세계 소프트웨어 항공기 제약 영화 등 분야에서 역대 최고 승자가 누군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난 최근에 (나이지리아의) 날리우드 영화나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최대 승자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이어 “올해 대선에서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기업의 누구 하나 자유무역의 이점을 들어 반박하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이 맺고 있는 무역협정의 전면 개정을,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 기업들이 해외 공장을 미국 내로 이전하지 않을 경우 중과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