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 개인전 ‘Play: Pray’
염색한지 위에 작은 한지 조각을 붙여 구름을 형성한 ‘공기와 꿈’(2013년). 작가의 하늘색은 ‘하늘색’에 국한하지 않는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5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에서 개인전 ‘Play: Pray’를 여는 강운 작가(50)는 이름이 구름(雲)이다. 어머니의 태몽으로 출생 전부터 구름과 연을 맺은 그는 2000년대 중반 구름 소재 유채화로 이름을 알렸다.
강 작가는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전시를 경험하고 나니 ‘유채물감은 결국 서구의 재료구나’ 싶어 나만의 표현법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광고 로드중
“처음엔 손으로 찢어 붙여봤는데 맘대로 안 됐다. 가까운 하늘에서는 바람과 함께 흐르고, 위로 올라갈수록 뭉게뭉게 고인 듯 일렁이는 구름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형태를 시도하다 마름모에 이르렀다.”
결과물은 조르주 쇠라(1859∼1891)의 점묘화(點描畵)를 자연히 연상시킨다. 강 작가는 “작업을 진행하며 점묘화와 유사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의식을 했다. 빛에 대한 탐구 방법이었던 점묘화와 달리 표현 재료의 질감과 양감을 살려 구름의 물성과 이미지에 다가가려 했다”고 말했다.
멀찍이서 봤을 때 하늘과 뒤섞여 멈춤 없이 휘돌던 물방울 흐름의 더미가 가까이서 보면 하나하나 흩어져 형체를 잃는다. 작가의 오랜 고민은 구름의 모양새를 넘어선 ‘속성’을 캔버스 위에 잡아냈다. 02-736-4371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