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2野 막판 경쟁]
손영일·정치부
9일 오전 9시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 동구 무등산 문빈정사에 들어서자 주지인 법선 스님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문 전 대표 역시 웃으며 “맞았습니다”라고 답했다. 법선 스님은 문 전 대표에게 죽었다가 살아난 개 이야기를 들려준 뒤 “죽었다 깨어나야 한다. 관 뚜껑을 (열고) 들어갔다 나올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8, 9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와 전북 전주 등 호남을 방문했다. 호남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였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방문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호남 방문에 앞서 취재진에 보낸 문자를 통해 “특정 후보 지원보다는 호남 민심에 귀 기울이고, 솔직한 심경을 밝혀 지지를 호소하는 ‘위로’, ‘사과’, ‘경청’이 목적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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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다 털어놓은 덕분일까. 8일 광주 방문 첫 일정 시 굳어 있던 표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러다 보니 사과 방문이 아니라 ‘문재인 힐링캠프’였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광주에선 사과가 먼저라며 직접적인 후보 지원을 삼갔지만 9일 오후 전북 정읍 유세에선 직접 유세차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거침없이 발언을 쏟아냈고 그의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이들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던 일반 시민들은 이런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으로 그에 대한 호남의 서운함이 해소됐는지 아니면 문 전 대표의 답답함이 치유됐는지는 이틀 후 선거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손영일 정치부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