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수출價와 격차 계속 줄어
○ 판매관리비 줄이며 내수 경쟁 격화
현재 정유사들이 공급하는 휘발유 내수가격(세전)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가격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다. 내수가격에는 기름 수송비와 저장비, 마케팅비 등 국내 ‘판매관리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 수출제품엔 원유 도입 당시 부과된 관세(3%)와 수입부과금(L당 16원)도 환급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낮게 책정된다.
내수와 수출가격 차이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정유사들이 경쟁적으로 내수시장 판매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기름 수송비와 저장비에는 차이가 없어 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내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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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유가에 더해 소비자에겐 혜택
정유업계에서 내수경쟁이 격화된 것은 수출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급락한 2014년을 전후로 판매관리비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해 SK이노베이션은 37년 만에, 에쓰오일은 3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당시 GS칼텍스도 적자를 내면서 3사는 ‘적자 쇼크’에 빠졌다. 지난해엔 정제마진이 향상되면서 모두 흑자로 돌아섰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허리띠 졸라매기’가 지속되고 있다.
정유사들의 대표적인 판매관리비 절감 대상은 TV 광고였다. 에쓰오일은 2014년 1년간 TV 광고를 없앴고, GS칼텍스는 2013년부터, SK에너지는 2014년부터 공중파 TV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의 내수공급을 담당하는 물류센터 중 활용도가 낮은 포항물류센터와 인천물류센터 부지 일부(3만3000m²)를 지난해 매각했다.
정유사 간 경쟁 심화로 소비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경쟁적으로 내수가격을 낮추면서 저유가에 더해 추가적으로 기름값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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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