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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콧상 3차례 받은 케빈 헹크스 “어린시절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기”

입력 | 2016-03-29 03:00:00

‘그림책의 노벨상’ 칼데콧상 3차례 받은 케빈 헹크스
‘뉴베리상’도 2번 수상한 美동화작가, ‘…기다려봐’ 등 어린이책 국내 출간
“어릴적 독서는 많은 가능성 열어줘”





ⓒ Michelle Corpora

창가에 놓인 다섯 장난감은 뭔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점박이 올빼미는 달님을, 우산 쓴 꼬마 돼지는 비를, 연을 든 아기 곰은 바람을 기다린다. 그저 창밖을 보며 기다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별 토끼도 있다. 이들이 기다리는 동안 창문 너머에선 계절의 변화가 펼쳐진다.

지난달 국내 출간된 미국 어린이책 작가 케빈 헹크스(56·사진)의 동화 ‘조금만 기다려 봐’(비룡소)는 출간 한 달여 만에 1만 부 가까이 팔리며 유·아동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신간이 나와도 반향이 일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유아책 시장에선 이례적인 일. 이달에는 헹크스의 다른 책 ‘빌리 밀러’(스푼북)와 ‘열한 살의 아빠의 엄마를 만나다’(내인생의책)가 출간됐다.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 상을 세 차례,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 상을 두 차례 수상한 헹크스는 ‘아이 마음을 잘 아는 작가’로 통한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 비결에 대해 “어린 시절 느꼈던 것을 잘 기억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의 그림책에는 생쥐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내 사랑 뿌뿌’에는 담요에 집착하는 생쥐 웬델이, ‘난 내 이름이 참 좋아’에는 독특한 이름 때문에 고민하는 생쥐 크리샌써멈이 나온다. “생쥐 책은 사실 사람 얘기죠. 다른 동물 그림책은 성격이 달라요. 생쥐 책 삽화는 가늘고 거친 선에 세부 묘사가 많다면 다른 책들은 더 어린 유아를 위해 좀 더 굵은 선으로 그렸어요.”

“일상 속 작은 조각과 단편으로부터 캐릭터를 찾는다”는 그는 “글을 쓰기 전까지 오랫동안 캐릭터에 대해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칼데콧 명예상을 안긴 ‘조금만 기다려 봐’는 동네 공방 창틀에 놓인 동물 조각을 보다가 생각해 낸 책이다. “조각 하나가 창밖을 보며 무엇을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 저 역시 어린 시절 많은 것을 기다리는 아이였거든요. 학교가 끝나길, 저녁이 되고 주말이 오길, 내 생일이 되길 기다렸던 것 같아요.”

두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에게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법을 묻자 “아이를 잘 안다면 책을 어떻게 접해줘야 할지, 어떤 종류의 책에 반응할 것인지도 알 것”이라고 했다. “어릴 적 책을 꾸준히 접하는 게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믿어요. 책 자체가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합니다. 책이 큰가 작은가, 그렇다면 왜 그런가…. 책 표지를 열기 전부터 이야기 나눌 게 끝이 없죠.”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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