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硏수석연구원
100세 시대를 맞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노후자금도 봄나물처럼 두 종류가 있다. 뿌리째 캐는 노후자금이 있고, 잎이나 줄기를 지속적으로 뜯는 노후자금이 있다. 뿌리째 캐는 노후자금은 일반적인 금융자산으로 목돈을 의미한다. 노후에 생활비로 조금씩 소진하는 자금이다. 뿌리째 캐는 봄나물은 한번 캐고 나면 그만이다. 목돈 역시 소진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반면 지속적으로 뜯는 노후자금을 뜻하는 연금은 다르다. 뜯는 나물이 계속해서 재생이 되듯, 연금자산은 끊임없이 노후 생활비를 내준다.
노후자금은 뿌리째 캐 버리고 마는 목돈보다 이왕이면 뜯는 나물 같은 연금자산이어야 한다. 노후에 연금은 목돈에 비해 이점이 많다. 먼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목돈을 조금씩 헐어 쓰다 보면 자금이 줄어들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줄어드는 자금을 바라보는 심정이 편할 리 없다. 그래서 목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긴축해서 생활비를 써야 한다.
노후자금은 이왕이면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주는 연금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엔 노동력이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주었다면, 노후에는 연금자산이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주도록 설계해야 한다. 여기에 긴급 자금으로 활용할 약간의 목돈만 모은다면 더할 나위 없는 노후 준비가 될 것이다.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