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단계천-태백시 황지천 등… 곳곳서 생태계 복원 공사 진행 주민 휴식공간 확대 등 기대 불구, 무분별한 사업으로 예산낭비 우려
봄햇살이 내리쬐는 22일 강원 춘천시 약사천의 풍경. 2013년 복원된 약사천은 생태계 회복과 주민 휴식 공간 제공 등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해 수량 부족으로 악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22일 원주시에 따르면 콘크리트로 덮인 도심의 단계천을 2020년까지 생태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비 50%와 한강수계기금 35%, 시비 15% 등 458억 원을 들여 우산철교 사거리∼우산동주민센터 1.2km 구간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한여름이면 물장구를 칠 수 있는 실개천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물은 소초면 장양리 취수장에서 끌어올 예정이다.
원주시는 또 농업용수 취수를 위해 다수의 콘크리트보가 설치돼 있던 원주천 3.5km 구간에서도 생태 하천 복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능을 상실한 보는 철거하고 유지가 필요한 보는 구조를 개량해 어도(魚道)를 설치한다. 올 상반기 중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백시는 낙동강의 옛 물길인 황지천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지연못에서 황지천 본류까지 840m 물길을 만들고 주변에 친수공간 3219m²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전 산업화 및 도시화로 복개된 이후 생활하수에 섞여 황지천으로 유입되는 낙동강 발원지 물길을 환경 친화적으로 복원한다는 구상이다. 황지천 복원에는 37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홍천군도 72억 원을 들여 홍천강 검율리∼갈마곡리 1.8km 구간을 생태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 기본 계획 승인 및 실시설계 기술검토 등을 마쳤고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춘천시도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약사천 구간 가운데 봉의초교∼공지천 합류 지점 850m 구간을 2013년 복원한 데 이어 상류인 봉의초교∼별당막국수 500m 구간도 복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주변 산책로를 찾고 하류에는 물고기가 서식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소양강 물을 끌어오는 약사천은 1일 적정 공급량 3만3000t에 턱없이 부족한 8000t 정도만 공급되면서 지난해 악취가 발생하는 등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물 공급량을 늘릴 경우 전기요금이 연간 3억 원 이상 증가해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 연구위원은 “불필요한 자연 하천이 선정되는가 하면 생태분야 전문가의 참여 부족, 복원 완료 후 모니터링 및 유지 관리 부실, 사후 관리를 위한 예산 확보 차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세밀하게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중장기 추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