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산업부
에어컨이 나오면 딱 붙는 미니 원피스를 입은 여성 모델이 에어컨 사이에 아찔한 포즈로 서 있다. 스마트폰 행사장에선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상의 차림의 여성 두 명이 제품을 에워싸고 웃고 있다. 모니터 판매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선 짧은 치마를 입은 채 따라 하기도 어려운 기이한 포즈로 바닥에 누워 있는 여성 모델이 모니터를 강조하고 있었다.
신제품 공개 기자간담회장에서도 사장이나 사업본부장 양옆에 임직원이 아닌 여성 모델들이 서 있을 때가 비일비재하다. 여성 모델 옆에 서 있는 임원들도 편안한 표정은 아니다. 해외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 때는 심지어 그 나라 여성 모델들에게 ‘야한’ 전통의상을 입혀 등장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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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모델이 사람들의 눈길을 한 번에 끌기에 가장 좋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 짧은 찰나의 눈길이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지는 의문이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아이폰을 소개하면서 단 한 번이라도 헐벗은 여성 모델 옆에서 어색하게 웃고 서 있던 적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는 TV 행사장에 여성 모델을 전혀 세우지 않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앞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가 줄을 이을 텐데 올해는 한국 기업들의 달라진 홍보 전략을 기대해 본다.
김지현·산업부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