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선발진이 미지수로 꼽히는 팀이다. 송은범의 부활은 올해 한화 마운드의 열쇠인데, 10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긍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시범경기 두산전 슬러브·체인지업 위력
땀의 효과…“캠프서 하루 200개 투구”
“5회까지 던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전이 끝난 뒤 선발 송은범의 투구에 대해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했다. 이날 송은범은 4.1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아직은 한 차례 등판일 뿐이기에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올 시즌 그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읽을 수 있는 말이다.
● 안정적 피칭, 4.1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 역투
송은범은 경기 후 “날씨가 추워 볼이 되더라도 빨리 빨리 던지려고 했는데 그래서 좋았나”라며 웃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6km. 쌀쌀한 날씨와 현 시점에선 괜찮은 구속이다. 그러나 그는 “구속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올 시즌 신무기로 선보일 슬러브와 체인지업을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 ‘니시구치 효과’ 신무기 슬러브와 체인지업
한화 전력분석팀 자료를 보면 커브 10개, 슬라이더 11개였다. 커브를 주무기로 삼아왔던 송은범은 “사실 커브는 1개만 던졌다. 나머지는 다 슬러브였다”며 “슬러브가 끝에서 빠르게 변화해 시즌 때 커브를 버리고 슬러브를 사용할지, 아니면 커브하고 함께 사용할지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체인지업이었다. 그는 “1회에는 직구를 던질 때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 스윙이 달랐는데, 2회부터 비슷해진 것 같았다”며 만족해했다.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2월 23∼3월 3일) 일본프로야구에서 21년(1995∼2015년)간 활약하며 182승을 올린 니시구치 후미야를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송은범은 “슬러브와 체인지업 그립을 니시구치 인스트럭터에게 배웠는데, 종전에 내가 던지던 그립과 달랐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송은범은 지난해 FA(프리에이전트)로 4년 34억원의 조건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해 33경기(선발 14경기)에 등판해 2승9패1홀드4세이브, 방어율 7.0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결혼을 앞두고도 지난해 말 일본 고치 마무리훈련과 미야자키 교육리그까지 참가해 땀을 흘렸다.
땀의 효과가 있었을까. 이날 덕아웃에서 이재우는 송은범에게 “SK 때로 돌아간 것 같다”며 칭찬했다. 그러나 송은범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웃더니 “오키나와 캠프 때 하루 200개 이상 투구를 3∼4차례 하고 마지막 귀국하는 날 피칭으로 확실한 감을 잡은 것 같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체인지업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고, 직구를 던질 때와 팔 스윙이 같도록 신경을 더 쓰겠다”고 말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