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이 닭은 별다른 재주도 없이 항상 섬돌이나 마당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얼마 후에 보니 병아리들은 어느새 잘 자라 있었다. 다른 어미닭들은 대부분 새끼들이 다치거나 죽어서 혹 반도 채 남지 않았는데 이 닭만 온전하게 둥지를 건사하였으니 어찌된 것일까?
이른바 잘 기른다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먹이를 잘 구하고 환난을 잘 막아야 한다(所謂善乳者有二, 善求食也, 善防患也).
그래서 세상의 모든 어미닭은 험한 곳 마다하지 않고 여기저기 다니며 부리가 다 닳고 발톱이 다 빠지도록 부지런히 벌레를 잡아 새끼들에게 먹입니다. 또 까마귀나 솔개, 고양이나 개를 감시하고, 때로는 죽을힘을 다해 그들과 맞서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자면 건강하고 용맹한 어미로도 힘이 부족할 텐데 하물며 한쪽 눈을 못 보는 닭이라니요.
이것이었습니다. 안전한 환경을 선택하고 사랑으로 보살피되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일러 주고 묵묵히 지켜보는 것, 이것이 그 비결이었습니다. 평생 자녀 주위를 맴돌며 과잉보호하고 간섭하는 이른바 ‘헬리콥터맘’과 그 자녀들에게 성호 선생이 드리는 간절한 부탁이기도 합니다.
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