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하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뇌전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과거 ‘간질’이라고 불렸던 뇌전증은 전체 인구의 1% 정도 가지고 있는 질환이다. 이 중 50∼60%가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한다. 뇌전증은 부모가 이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뇌전증은 불치병도, 평생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도 아니지만 여전히 이 같은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뇌전증 환자의 발작은 대개 2, 3분 내에 멈추고 대부분 1년에 5회 이내로 나타난다. 또 약물치료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 즉 뇌전증 환자가 발작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광고 로드중
다른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경련 방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식이요법과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뇌전증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질환이니 환자나 부모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없애야 한다. 뇌전증 환자들은 혹시라도 발작 증상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타날까 하는 두려움과 이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 및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뇌전증은 질환이 주는 육체적 어려움에 비해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 또 뇌전증은 어린 시절 나타나 오랫동안 치료와 돌봄이 필요함에도 소아암이나 소아희귀난치성 질환 등 다른 소아 관련 질환에 비해 정부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
김흥동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