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40/야권통합 충돌]
날 세운 안철수, 외면한 김종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3일 부산여성회관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부산을 확 바꿔, 국민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맨위 사진).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서 ‘달리는 정책의자’ 발대식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전날 김 대표의 야권 통합 발언과 관련해 “공작정치” “쿠데타적 발상”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부산=서영수 kuki@donga.com / 전영한 기자
○ 安 “김종인은 임시 사장”
안 대표는 3일 부산여성회관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부산을 확 바꿔 국민콘서트’에서 김 대표를 맹비난하며 야권 통합 제안을 일축했다. 안 대표는 “김 대표는 헌정을 중단시킨 국보위 수준으로 전권을 장악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당의 주인이 아니다. 임시 사장이다”라고 했다. 안 대표 측은 김 대표가 더민주당 주류인 친노(친노무현)계-운동권 청산을 조건으로 한 야권 통합을 실행할 동력도 없이 국면 전환용으로 통합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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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당내 통합론자들을 향해서도 “여당 심판하려면 야당 내부 문제는 덮고 가자, 무조건 힘 합치고 보자는 분들이 있다”며 “(하지만) 선거 때마다 온갖 쇼하며 갈라지고 다시 연대와 통합을 외쳤지만 무엇이 바뀌었나. 정권이 교체됐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만년 2등만 하겠다는 야당을 바꾸는 선거”라며 “만년 2등, 단일화, 통합 이야기밖에 하지 못하는 무능함, 무책임의 야당으로는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의 과반수를 저지하는 게 우리의 지상 목표고 그 다음에 우리 의석을 얻는 게 목표”라고 말한 천 대표와는 정반대의 시각이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이 당이 왜 창당돼야 하는지 봐야 한다. 우리 당헌당규는 소속된 분들이 다 동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통합 주장이 신당 창당 원칙과 맞지 않다는 얘기다. 안 대표 측근들은 김 위원장, 천 대표와 가까운 무소속 최재천 의원이 통합 논의에 메신저 역할을 한 것에 격분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제3 정당 성공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가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측은 “최 의원이 김종인 대표의 이야기를 전달하긴 했지만 김 위원장은 듣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최 의원은 “무슨 메신저냐”면서도 “당 대 당 통합 말고는 길이 없다”고 했다.
○ 곤혹스러운 김한길, 천정배
안 대표의 독설에 일부 당내 의원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통합 논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천 대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동했지만 야권 통합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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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