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사업 성과
김 대표의 눈을 국내에서 해외로 돌리도록 해준 데는 문래동 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역할이 컸다. 문래동은 각종 기계 부품 등을 가공하는 금속 소공인 업체 1300여 곳이 밀집한 금속가공업체 집적지로 한때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몇 년 전부터 활력을 되찾고 있다.
2013년 중소기업청(중기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문래동 금속가공업체 집적지에 소공인 특화지원센터를 열어 소공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김 대표도 이곳에서 최근 경영 트렌드와 기업가정신, 기술 및 정보화 교육을 받았다.
숙련 기술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소공인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은 주요 성과 중 하나다. 중기청과 소진공은 2014년 28억 원이던 소공인 지원 예산을 지난해 348억 원으로 늘려 전국 각지에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세웠다. 문래동 센터를 비롯해 대구의 주얼리센터 등 전국 각지에 설치된 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24곳이나 된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투입해 문래동식 성공모델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도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진공은 2013년 이후 1500여 개 협동조합 설립을 유도하고 1358개 협동조합을 지원했다. 5인 이상 소상공인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해 골목상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계획서를 내면 누구나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케팅, 장소 임차, 장비 구매 등으로 사용하도록 조합당 1억 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미용협동조합은 미용 소모품을 공동구매하고 투자에 집중하면서 매출이 10∼20% 올랐다. 서울 서대문구와 은평구 일대 동네 빵집들은 동네빵네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공동 장비를 지원받아 원가를 줄여 수익성을 높였다. 소진공에 따르면 지난해 협동조합 조합원 평균 연 매출액은 2억6450만 원으로 2014년 2억3490만 원에서 12.6%(2960만 원) 뛰었다.
전직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도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에서 지원하는 주요 사업이다. 충북 청주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주모 씨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 폐업을 결정한 뒤 소진공에서 지원하는 사업정리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공인중개사로의 전직에 성공했다.
중기청은 올해도 서민경제 활성화 및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조 원 규모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내실 있는 지원으로 자생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