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牛行’… 4·19세대의 상징
1995년 2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기택 의원(가운데)이 총재로 선출된 뒤 이종찬 상임고문(왼쪽), 김근태 부총재(오른쪽)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 전 총재의 회고록은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지낸 박영식 전 보좌관(60)이 집필했다. 지난해 8월 박 전 보좌관이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방문해 나흘간 밤낮으로 첫 집필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박 전 보좌관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8일 밤 10시까지 여의도 사무실에서 독해하며 탈고했다”며 “필자 입장에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여유를 갖고 쓰고 싶었는데 많이 서두르셨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있었는지 아주 꼼꼼하게 보셨다”고 말했다.
당초 회고록은 올해 이 전 총재의 생일(7월 25일)에 맞춰 출판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재는 4·19혁명 당시의 4·18시위와 1979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총재로 선출된 5·30 전당대회, ‘꼬마 민주당’ 창당 등 3가지 사건에 큰 자부심을 가졌던 만큼 회고록에도 비중 있게 실렸다고 한다.
1995년 2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기택 의원(가운데)이 총재로 선출된 뒤 이종찬 상임고문(왼쪽), 김근태 부총재(오른쪽)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 전 총재는 1992년 DJ가 정계를 은퇴하자 민주당을 이끌며 전성기를 누렸다. 일약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는 듯했지만 1995년 DJ가 정계에 복귀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입지가 크게 줄었다. 1997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과 합당해 한나라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전 총재를 지원했지만 대선은 패배로 끝났다. 2002년 대선 때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여야를 넘나들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전 총재의 장례식은 4·19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맡는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인 이경의 여사와 아들 승호 씨, 딸 우인 지인 세인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02-2258-5940), 발인은 24일. 장지는 국립4·19민주묘지에 마련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