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 정부에 대책 건의…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0억 투입 구상나무 복원 대책 실시 계획
한라산을 뒤덮고 있는 제주조릿대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제주도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13일 한라산 어리목광장 일대에서 현장 설명회와 토론회가 열렸다. 한라산국립공원 제공
이번 방문은 제주조릿대가 한라산 정상 백록담 턱밑까지 빠르게 퍼지며 생물 종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고, 한라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후 이뤄진 것이다. 환경부는 최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보낸 문서를 통해 “한라산이 조릿대 공원이 되면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제주도가 아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조릿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제주조릿대 해결 의견 분분
오석삼 청정자문위원은 “제주조릿대에 대한 학술연구만 하지 말고 실제로 적용을 해야 한다”며 “윗세오름에서 장구목 일대 해발 1800m 내외에는 제주조릿대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 곳에 말 방목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주조릿대 확산이 구상나무 쇠퇴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를 먼저 규명하고, 고산식물 보전과 학술연구 등을 위해 단기를 비롯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 시범 관리 추진
제주조릿대는 30여 년 전까지 해발 600∼1400m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지금은 국립공원 153.3km²의 90%를 잠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조릿대는 잎 가장자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으로 줄기뿌리가 땅을 단단히 움켜쥐면서 자생지를 넓혀 다른 식물종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한다. 지표면을 단단히 고정시키기 때문에 토양 붕괴와 침식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종 다양성 확보와 희귀식물 보호를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주조릿대의 번성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진 데다 제주조릿대를 먹어치우던 소와 말의 방목이 1980년대 중반부터 금지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제주조릿대를 억제하기 위해서 말 방목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어미 말 1마리를 1개월 동안 방목하는 데 필요한 제주조릿대 면적은 1만 m²가량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국립공원 김 소장은 “이 사업을 위해 환경부와 문화재청,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산림과학원 등과 함께 업무협약을 맺는다”며 “전문가 심층 토론 등을 거쳐 구상나무 생육에 지장을 주는 제주조릿대 제거 작업을 우선 추진하고 연구 등을 위한 시범 관리 구역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