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10일(현지 시간) 역대 대북(對北) 제재 법안 중 가장 강력한 ‘2016 북한 제재와 정책강화 법안’을 참석 의원 96명 전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사이버 공격, 지도층의 사치품 구입에 쓸 수 있는 달러 등 김정은의 통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둔 것이 핵심이다.
북한만을 겨냥한 첫 제재법안이 될 이 법안은 이란 핵 동결을 이끌어낸 포괄적대(對)이란제재법이나 이란핵무장방지법처럼 강력한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란제재법에 따라 2012년 이란과 거래한 중국의 국영석유무역회사에 미국 수출면허 금지 등의 제재를 내림으로써 중국을 압박해 이란 제재에 동참시킨 바 있다. 북한 제재법안도 행정부에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어 미국의 의지에 따라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이나 은행 제재가 가능하다. 관건은 미국이 중국과 외교 마찰을 각오하고 북핵 해결에 강하게 나서느냐다.
표결에 앞서 26명의 의원이 7시간 동안 북을 성토하고 강력한 대북대응을 강조한 것은 고무적이다. 대통령선거 공화당 경선 후보인 마코 루비오 의원과 테드 크루즈 의원은 잠시 유세를 중단한 채 표결에 참여했다. 민주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의원도 표결엔 불참했지만 법안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는 등 미 의회는 선거보다 안보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