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캄캄한 앞길 밝혀줄 빛”
4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빛맹학교 4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빛예술단’ 단원 공개모집 오디션에 참여한 시각장애 1급 김동원 씨가 악기 마림바로 연주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빛맹학교 대강당에서 중증시각장애인으로만 구성된 교향악단인 ‘한빛예술단’이 단원을 모집하는 공개 오디션을 열었다. 이날 오디션에는 총 42명의 시각장애인이 몰렸다.
교향악단의 정식 단원 30명 안에 들면 한 달에 150만 원을 받는 어엿한 직업 연주자로서 무대에 설 수 있다. 이날 오디션 대기실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연주복 차림을 갖추고 대기실 의자에 앉은 시각장애인들은 마치 기도하는 것처럼 모두 눈을 감은 채 함께 온 가족이나 활동보조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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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플루트 연주자로 참여한 김나영 씨(26)는 “연습 때는 긴장했지만 무대에 서고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은 나 자신을 잊은 것처럼 음악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 1급 트롬본 연주자인 박진혁 씨(31)는 “악기 다루는 법부터 악보 외우기까지 서툴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무대에서 연주한 것만으로도 마음의 큰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6년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교향악단으로 시작한 한빛예술단의 공연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지난달 8일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지정됐다. 한빛예술단 김양수 단장은 “시각장애인들의 직업적인 본보기라는 큰 의미도 있는 만큼 음악에 감동까지 담아 시민들에게 좋은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