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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기아차 올 뉴 K7, 스포츠 세단의 맛 플래그십의 멋 ‘다만 아쉽다’

입력 | 2016-02-04 08:00:00


수입 스포츠 세단의 디자인, 고급스러움과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의 상품성을 지녔다.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편의 및 안전사양은 오히려 앞선다.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성능은 과거 렉서스를 연상시킨다. 다만 역동적 디자인을 염두하고 과격하게 몰아붙이면 한계는 예상보다 쉽게 드러난다. 엔진 라인업, 트림, 옵션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가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 ‘올 뉴 K7’은 스포츠 세단의 맛과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에 준하는 멋을 동시에 지녔다.

지난 2일 오후, 2009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7년 만에 선보이는 기아자동차 2세대 ‘올 뉴(All New) K7’을 타고 서울 광진구 W호텔을 출발해 춘천 라데나CC를 왕복하는 162km 구간을 달렸다.

시승차는 2세대 출시와 함께 기존 3.0 가솔린을 대신해 새롭게 라인업에 추가된 3.3 가솔린 모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가솔린 3.3 GDI 노블레스 스페셜 트림으로 실내에 퀼팅 나파 가죽시트, 스웨이드 내장재, 크래쉬패드 리얼스티치로 구성된 ‘프리미엄’ 옵션이 추가돼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옵션까지 추가된 최종 차량가격은 4015만 원으로 오는 6월까지 연장된 개소세 인하(3.5%, 74만 원)가 적용되면 3940만 원에 이른다. 경쟁모델로는 현대차 그랜저와 아슬란을 비롯해 폴크스바겐 파사트,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 국내외 브랜드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준대형 세단 시장이다. 깐깐한 소비자 입맛에 맞춰 기본은 충실해야 하고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먼저 올 뉴 K7의 차체는 전장×전폭×전고×휠베이스의 크기가 각각 4970mm, 1870mm, 1470mm, 2855mm로 기존 K7과 비교해 전폭 20mm, 휠베이스 10mm가 증대돼 보다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전면부는 국산차로는 처음 접하는 움푹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택해 이전과 차별화된 개성을 드러내고 피카츄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Z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으로 역동성과 젊은 느낌을 풍긴다. 기아차 유럽 전용 모델 ‘씨드’에 적용되던 사각형 타입 4구 LED 안개등은 공력성능 향상과 더불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측면은 5mm 낮아진 전고와 날렵한 루프라인과 짧아진 트렁크 리드를 통해 스포츠 세단의 느낌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트렁크를 가로지른 크롬 가니쉬와 날을 세운 후미등, 전조등과 동일한 Z 형상 제동등을 통해 고급감을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수평형 디자인을 채택한 실내는 시승차의 경우 베이지 컬러의 시트와 밝은색 우드 그레인을 조합해 넉넉한 실내공간을 강조했다. 4웨이(4WAY) 전동식 시트 곳곳은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던 마름모꼴 바느질을 적용한 퀼팅 나파 가죽을 사용해 우수한 착좌감과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특히 ‘프리미엄’ 옵션을 선택할 경우 스웨이드 내장재가 추가돼 준대형 세단에서 보기 드문 럭셔리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미국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 ‘크렐(KRELL)’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국산차 최초로 적용된 것 역시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밖에 센터페시아에 가로 배치된 버튼들은 간단명료한 디자인으로 기능을 쉽게 알아 볼 수 있으며 운전석은 물론 보조석에서도 사용이 편리하다. 다만 터치식 내비게이션과 전후좌우 4대의 카메라로 제공되는 어라운드 뷰 기능을 보여주는 8인치 디스플레이는 신규 투입되는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조금 작게 여겨진다. 또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를 그래픽으로 쉽게 파악하는 기능 등이 빠졌다.

올 뉴 K7의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2.4 GDi, 3.3 GDi, 디젤 R2.2 e-VGT, LPG 람다Ⅱ 3.0 LPi로 구성되고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들 중 3.3 가솔린과 2.2 디젤에는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국산차 중 최초로 탑재됐다.

시승차인 가솔린 3.3 GDI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고 엔진 회전수 2000rpm의 저중속 영역에서 토크가 이전보다 2.4% 향상됐다. 연비는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정부 공동고시 기준 복합 10.0km/ℓ(18인치 타이어 기준) 수준이다.

이날 시승코스는 도심과 국도를 30%,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에서 70%의 비중을 두고 짜여졌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구간에 접어들어 약 100~120km/h 지점에서 올 뉴 K7의 정숙성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과거 렉서스 차량에서 접했던 N.V.H 성능의 경험처럼 엔진음은 물론 바람소리,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을 충분히 감쇄시켰다. 이때 8단 변속기는 기존 6단에 비해 변속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이 부드럽게 맞물리고 기어비 폭을 촘촘하게 설정해 저속과 중고속 위주의 세팅을 보였다.

고속주행에서도 올 뉴 K7의 직진가속성은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을 보인다.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에도 두드러진 쏠림현상 등으로 인한 불안감은 덜하다. 다만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등 4가지 제공하는 주행모드는 선택 사항에 따른 변별력을 찾기 부족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선 외관에서 느껴졌던 역동성과 스포츠 세단에 버금가는 디자인에 비해 아쉬운 핸들링과 발진 감각을 보인다.   

춘천일대 한적한 국도에서 올 뉴 K7에 탑재된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MDPS)을 테스트 해 봤다. 앞서 기아차는 데이터 처리 단위를 16비트에서 32비트로 개선해 핸들링 성능을 보강했다는 설명이 있었다.

4가지 주행모드를 번갈아 가며 달려보니 에코부터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아주 미세하게 핸들링 무게감의 차이를 보인다. 동급 최대 사이즈의 차체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운전석에 앉을 경우 조금 더 크게 느껴져 고급 대형세단을 운전하는 느낌이다.

스포티한 반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핸들링이 덜 민감하다거나 불안한 느낌은 아니다. 여기에 앞좌석의 경우 충격 정도와 동승석을 감지해 전개를 제어하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9개의 에어백이 탑재되고 급제동, 급선회시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등 안전사양이 기본 적용돼 승차감과 정숙성에 무게를 더한 느낌이다. 확실히 스포티한 부분 보다는 편안함을 위한 세팅이 이뤄졌다.

이밖에 올 뉴 K7은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등 신기술이 적용돼 사고 예방성을 높이고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속도 가변형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등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편의사양을 제공한다.

기아차 올 뉴 K7의 판매가격은 2.4 가솔린 3080만~3110만원, 2.2 디젤 3360만~3390만원, 3.3 가솔린 3480만~3940만원, 3.0 LPi 2640만~3110만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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